콩(과)팥
..............이러면 맞아죽겠죠?
당연히 풰이크고 본론 들어갑니다.
팥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들이 사는 마을이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팥은 아예 먹지를 못하고 콩밥, 콩고물, 콩엿, 콩떡, 콩사탕이 먹고싶어서 땅에 콩을 심었습니다.
콩 자체에는 별 문제가 없었는데 토질도 메롱이고 비도 제대로 안 오는 가뭄에 그나마 찔끔 수확된 콩을 조씨네랑 중씨네랑 동씨네 아들놈들이 죄다 서리해먹어버렸네요.
그러니 수확량이 안구에 혈기가 차는 수준에 그쳤습니다.
사람들은 생각합니다
'어, 콩 그거 병맛나네.'
그래서 내년에는 좀 더 제대로 콩을 수확할 방법을 연구합니다.
토질개선을 위해 비료를 바꾼다거나 기우제를 지내거나 하늘에 구름생성분말을 살포하거나 조씨, 중씨, 동씨네 서리꾼들을 다리몽둥이를 분지르는 것이 이치에 맞겠죠.
그런데 이 마을의 사람들은 올해에는
팥을 심었습니다.팥은 못 먹는 사람들이니 팥을 먹으려고 심은건 아니고 다들 이런 생각에 팥을 심었던 것입니다.
'콩을 심었는데 콩이 제대로 안 났으니까 팥을 심으면 콩이 풍년일거야.'
그런데 이 팥은
진한개와 팥고물 팥 중에서도 울트라팬터스틱골져스 종자인지 자라는게 미칠듯이 빠릅니다.
심은지 2주일밖에 안 됐는데 벌써 수확이 됩니다.
그리고 수확되는건 죄다 팥팥팥~
팥팥팥팥팥팥팥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 거립니다.
'어? 왜 팥을 심었는데 콩이 안 나오지?'
이런 와중에 사람들은 사분오열하게 됩니다.
애초에 콩이 실망스럽더라도 계속 콩을 심어야 한다고 주장해오던 사람들, 팥알레르기가 없기에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배를 불리는 극소수의 사람들, 우왕좌왕하며 팥을 멍하니 쳐다보는 사람들, 저건 사실 팥이 아니라 팥처럼 생긴 콩일 것이라 굳게 믿는 사람들, 처음엔 팥이 나오지만 시간이 지나면 콩을 내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
그렇게 그 마을에서 팥이 무럭무럭 자라갑니다.
경사로세~ 경사로세~
콩팥은 콩팥이고 스즈 봅시다, 스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