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떡과 찰떡


뉴질랜드에서 파운데이션을 하던 때.

꽤 중요한 시험이 하나 끝나고 나서 한국인들끼리 놀다가 칵테일바에 갔던 적이 있습니다.

한 6명쯤 갔던 것 같은데 그 중에 어떤 형이 조금 덕끼가 있던 형.

그때의 저는 아직 일어는 거의 못 하는 걍 양산형 초급덕후였는데 지금 떠올려보면 그 형은 일어도 좀 하고 의외로 후덕했지요.

당시에는 그저 좀 덕이 두텁구나 정도로만 생각했었습니다.

그날이 좀 더워서 바텐더에게 시원하게 마실만한걸 추천부탁했더니 '미도리 샤워'를 추천해줬습니다.

그리고 그걸 시켰고 잠시후에 나온 녹색의 칵테일.

바의 조명과 합쳐져서 녹색이 무척 아름답게 보여서 그걸 보다가 저도 모르게 "녹색이네..." 라고 말을 했습니다.

옆에서 그걸 들은 '그형'이 "미도리니까 녹색이지." 라고 말했습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그 형도 순간순간 뿜어지는 저의 후덕함을 알았고 그래서 미도리(みどり)=녹색 이란 것을 알 것이라고 판단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일어는 거의 모르던 제가 미도리가 녹색이란 것을 알 리가 없었죠.

그리고는

아, 미도리의 머리색이 녹색이라 그런건가보다


라고 생각했었죠.

뭐 그 형의 말은 개떡이 아니었지만 어쨌든 찰떡처럼 알아들었으니 경사로세 경사로세.

by 이등 | 2008/10/29 19:31 | 애니, 만화 | 트랙백 | 덧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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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Sylpheed at 2008/10/29 19:40
미래를 읽을줄 아는 무서우신 분이군요...
Commented by 시수리 at 2008/10/29 20:10
"아 이 맛은 나의 왼손이 녹색머리의 귀여운 미소녀가 된 듯한,
그러면서도 그 소녀가 막 샤워를 마치고 나온듯한 풋풋한 맛이..."

사실 저도 그 생각 했었습니다. (진지)
Commented by Flux한아 at 2008/10/29 20:19
풉...전에 내가 만들짤방과 비슷한걸??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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